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말로만 사과쟁이

아이들이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면 부모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등의 인사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해야 과자를 주기도 하고, 친구랑 싸울 때는 미안해 라고 꼭 사과를 하게 하고 포옹으로 마무리하지요. 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감사와 사과에 대한 인사에 많이 인색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욱 인색하지요. 감사와 사과에 대한 인사를 배웠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라게 되고, 진심이 아닌 건성으로 인사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진심이 아닌 건성으로 인사를 건네면 상대방은 그 마음을 금새 알아챈답니다. 감사든, 사과든 인사를 하긴 했는데 어떠냐구요? 그렇다면 여기 주인공 공주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초등학교 1,2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머스트비의 저학년 솜사탕 문고 시리즈 <<말로만 사과쟁이>>에서는 진심이 담긴 사과와 말로만 하는 사과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주인공 공주를 통해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되지요.       수학 백 점 맞았다고 자랑하고 싶었던 공주는 오빠만 생각하는 엄마와 아빠 때문에 화가 잔뜩 났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공주에게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기집애라고 하지요. 친구들은 SBC 아홉시 뉴스 앵커인 아버지를 둔 공주를 부러워하지만, 왕 노릇을 하려는 아빠와 아빠 붕어빵인 오빠 때문에 공주는 완전 찬밥 신세입니다. 그런 탓에 공주는 반장이 되자 반드시 선생님과 친구들 사랑을 독차지하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가 될 거라 다짐하지요. 무엇이든 잘하는 만능 반장이 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칭찬할 때마다 힘이 솟았고, 자신감도 자랐지요. 그러던 어느 날, 미라의 핸드폰이 없어지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선생님은 아버지 생신이라 조퇴하신 상황이라 반장인 공주는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미라의 핸드폰을 본 친구들을 찾아보고, 체육 시간에 교실에 남아 있었던 친구가 누구인지 추측하면서 공주는 결국 은별이를 도둑으로 몰아세웁니다. 은별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반 아이들이 공주를 도와 책상 속과 사물함, 가방을 뒤지자 은별이는 울면서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핸드폰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친구들은 범인을 단번에 찾아낸 공주를 대단하다고 칭찬했지요. 공주는 은별이가 아이들이 도둑이라는 걸 다 알았기 때문에 내일 핸드폰을 가져올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은별이는 다음날부터 결석을 하게 되고, 핸드폰을 가져갔던 친구는 몰래 선생님에게 핸드폰을 갖다 놓습니다. 결국 선생님도 사건을 알게 되고 공주에게 은별이한테 사과하라고 말씀하시죠. 설상가상 친구들은 공주더라 만능 반장이 아닌 엉터리 반장이라며 공주를 탓합니다. 공주는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쓴 자신의 맘을 몰라준 선생님도 서운하고, 이제 와서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아이들도 얄미웠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은별이에게 사과를 하러 가야했지요.   "미안해, 이제 됐지? 선생님이 내일부터 학교에 나오래." 조은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내가 잘못했다고!" 이번에도 말이 없었어요. 살짝, 조은별이 얄미웠어요. "이러면 되지?"고개만 까닥했어요. 하지만 조은별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날 물끄러미 바라만 봤어요. "너 참 이상하다. 왜 사과를 안 받니? 나더러 어쩌라고?" (본문 41,42p)       집에 찾아가서 사과를 했는데도 은별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아이들은 공주를 무시했습니다.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면서 미라 다리를 향해 힘껏 내리친 공주는 "미안해, 이제 됐지?"라고 사과하지만, 그 사과는 공주에게 되돌아왔습니다. 그 후로 아이들은 공주에게 미안해, 이제 됐지?"라고 사과하곤 했지요. 억울하고 속상했던 공주는 그때서야 입으로만 사과했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은별이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공주는 진심을 담아 은별이에게 사과를 하게 됩니다.   "지금 네 마음을 그대로 보여줘. 그 애가 받아줄 때까지 계속 사과해. 온 마음으로 상대방이 받아 줘야 진짜 사과거든." (본문 59p)       우리는 사과를 해야할 일이 종종 생겨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소중한 친구를 잃을 수도 있어요. 왜 사과를 해야하고 어떻게 사과를 하면 좋을까요? 공주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그 방법을 알 수 있었지만, 부록으로 소개된 [사과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보면 그 방법이 더 자세히 담겨져 있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엄마라는 권위로 아이들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곤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의 잘못은 무조건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몰아세웠지요. 엄마인 제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으니 아이들도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공주로 인해 아이도, 저도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이제 왜 진심이 아닌 건성으로 사과를 하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겠지요?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을 알려 주는 그림 동화 <<말로만 사과쟁이>>는 이렇게 가족과 친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심이 담긴 사과가 필요함을 잘 일깨웁니다. 한가지 덧붙히자면, 공주의 엄마 아빠가 공주에게도 사과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이미지출처: 말로만 사과쟁이 본문에서 발췌)

건성으로 사과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을 알려 주는 그림 동화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내 잘못에 대해서는 변명하고 둘러대기에 바쁜 어른들이 있어요. 다른 사람의 비난이 두려워서 진심이 아닌 그저 흉내만 내는 사과를 하는 어른들도 있어요. 아이들은 이런 어른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 책 주인공 ‘한공주’는 같은 반 친구 ‘조은별’에게 잘못을 저질러서 사과해야 해요.그런데 사과하는 법을 잘 모르는 공주, 과연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가 될 거야!
뭐?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나, 만능 반장이야!
미안해, 이제 됐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은별아, 내 사과를 받아 줘!

작가의 말
난 이렇게 사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