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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지다니? 그 도도하고 가끔은 까칠하지만, 동시에 귀엽고 작은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고양이(이름: 양배추)와 함께 살고 있는 30세 우편배달부인 주인공은 꽤 오래가는 감기로 애를 먹다가 병원을 찾고, 뇌종양 4기라는 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그런 그의 앞에 악마가 나타난다. 샛노란 알로하 셔츠(주인공은 이후 그를 알로하라고 이름 붙인다)와 반바지, 선글라스까지 장착(?)한 악마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한다.“음, 실은......당신은 내일 죽어요.”그리고 한 가지 제안을 한다.“이 세상에서 뭐든 한 가지만 없앤다. 그 대신 당신은 하루치 생명을 얻는 겁니다.”그리고 한가지 더, 그 대상을 없애기 전에는 마지막으로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단다. 앗, 그래서 고양이를 없애려는 건가? 순간 긴장을 했는데 악마는 처음 없앨 것으로 탁자 위에서 발견한 초콜릿을 정한다. 응? 초콜릿? 그래도 되는건가? 근데 뭔가 죽음을 대신해 없애는 것을 결정하는 것 치고는 너무 즉흥적인 것 아냐? 하는 느낌이다. 주인공의 반응 역시 나와 다르지 않다.“자, 초콜릿으로 할까요?”“네?”“아이 참, 이 세상에서 없애는 것 말이에요!”“그렇게 간단하게 결정해도 되나요?” “뭐, 처음이니까.”그런데 초콜릿을 맛 본 악마의 변덕으로 세상에서 물건 없애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뭐지, 이게! 완전 맛있어! 완전 맛있잖아! 정말 이걸 없앨 거예요? 말도 안 돼. 아깝잖아.”이렇게 악마의 변덕으로 초콜릿 대신 선택된 대상은 전화. 그리고 전화를 없애기 전 주인공은 첫사랑과 통화를 한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의 목숨을 하루 연장하기 영화를 그리고 시계를 세상에서 없애나간다. 그리고 첫번째로 없앤 전화통화의 대상이었던 첫사랑을 만나고, 그녀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살아온 삼십 년간, 과연 정말로 소중한 일을 해왔을까? 정말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말을 해왔을까? 그렇게 전화, 영화, 시계 대신 자신의 삶을 연장시킨 그에게 악마가 네 번째 대상을 말한다. 고양이를 없애자고.(자..그래서 책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고양이가 세상에서 없어졌을까? 이에 대한 답은 너무 큰(?) 스포일러이므로 여기에서는 밝히지 않는 것으로^^)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알로하 셔츠를 입고 등장한 악마라든지,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세상에서 대상을 하나씩 없앤다든지, 게다가 중간 즈음에는 고양이 양배추가 사람의 말을 하기까지 한다. 그것도 사극톤으로, 하는 설정이 다소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야기는 우리가 얻고 잃은 것들에 대한 일상을, 삶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을 떠나기 전 악마가 하는 말이 기억에 남는 건 말이다(이쯤 되면 정말 악마인지 그 존재가 헷갈리기도 하지만).“어쨋거나 인간은 선택한 인생에서 선택하지 않았던 인생 쪽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거나 후회하는 생물이니까.”*기억에 남는 문장인간은 뭔가를 만들어낼 때마다 뭔가를 잃어왔다.우리는 전화가 생겨 곧바로 연결되는 편리함을 손에 넣었지만, 그에 반해 상대를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시간은 잃어간다. 전화가 우리에게 추억을 쌓아갈 시간을 앗아가고 증발시켜버린 것이다.사랑에는 반드시 끝이 찾아온다. 끝난다는 걸 알지만, 그런데도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그것은 삶도 똑같을지 모른다. 반드시 끝이 찾아온다.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사랑이 그렇듯이 끝이 있기에 삶이 더더욱 찬란해 보이겠지.곧바로 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이 시간이야말로 상대를 생각하는 시간 자체인 것이다 옛날 사람들에게 편지가 상대에게 도착하고, 상대의 편지가 도착하는 시간이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듯이, 선물은 물건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선물을 고를 때 상대가 기뻐하는 얼굴을 상상하는 시간 자체에 의미가 있듯이.영화를 오랜만에 보면, 예전과 전혀 다른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화가 변한 게 아니다. 결국 그 순간 자기 자신이 변했음을 알아차린다.“인간 여러분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들 편한 정이ㅡ에 적용시켜서 보고 있을 뿐이죠.”세상에 뭔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있어도 사라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을.우표를 붙여서 보낸다. 소식을 전한다. 그것은 분명 따뜻한 숨결. 불어넣으면 넣을수록 자기 자신도 따뜻해진다. 상대에게 전한 마음은 나를 이끌어준다. 따뜻하고 고요하고 행복한 장소로.
[전차남], [고백], [악인], [모테키], [늑대아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제작한 인기 영화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의 첫 소설. 단행본 발표 직후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켜 2013년 일본서점대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 NHK 라디오 드라마 제작, 2015년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으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누계 발행 부수 70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이다. 우편배달부로 일하는 나는 고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나에게 살 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며 뇌종양 4기 라는 진단을 내렸다. 내가 그때 맨 먼저 떠올린 것은 집 근처 마사지숍 적립카드를 한 개만 더 찍으면 무료 서비스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느니, 화장실 휴지와 세제를 잔뜩 사둔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등의 시시한 생각들이었다. 절망하며 집으로 돌아와 보니, 나와 쏙 닮은 모습의 남자가 기다리고 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는 악마예요! 실은 당신 내일 죽어요 네? 이 세상에서 뭐든 한 가지만 없애면, 그 대신 당신에게 하루치 생명을 줄게요. 당황해서 말문이 막혀버린 나를 보고, 악마가 쾌활하게 말했다. 그리고 기묘한 거래를 제안했다. 악마는 세상에서 전화, 영화, 시계… 등을 없애고, 나의 생명을 하루씩 연장해 주었다.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세상에서, 나는 아끼는 고양이와 함께 과거의 연인을 만나러 가고, 둘도 없는 친구를 찾아가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고, 긴 시간 소원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생각한다. 그리고 금요일, 악마가 세상에서 고양이를 사라지게 하겠다고 말한다.
월요일 _ 악마가 찾아오다
화요일 _ 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면
수요일 _ 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목요일 _ 세상에서 시계가 사라진다면
금요일 _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토요일 _ 세상에서 내가 사라진다면
일요일 _ 세상이여, 안녕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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